유권자등록은 두 가지 형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에 주민등록이 살아있는 재외국민은 '국외부재자 신고'를 하게 되고, 주민등록이 말소된 재외국민은 '재외선거인 등록'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을 포함한 동남아 지역은 국외부재자 신고대상이 대부분이고 대표적으로 영주권 제도가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는 미국의 경우는 두 가지 형태가 비슷한 비율로 혼합되어있습니다. 재미 유학생은 대부분 국외부재자 신고대상자에 해당됩니다. 일본의 경우 1945년 해방직후부터 일본에 정착한 재일한국인 1세, 2세들은 대부분 재외선거인 등록대상자에 해당됩니다. 재외국민선거에 참여하기 위해서 국외부재자 신고 대상자는 투표일에 공관을 한번 방문하게 되지만 재외선거인 등록 대상자는 유권자 등록시에도 공관을 본인이 직접방문하게 되어 있어 결과적으로 두 번씩 공관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복잡함이 있습니다.
300여명 가까운 한인들이 모여 즐거운 시간이 마련된 그곳 행사장 입구에는 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나온 선거담당 영사가 참석한 가운데 국외부재자 신고서를 접수 받고 있었습니다. 이날 행사장 입구에서만 30여명으로 부터 국외부재자 신고서를 접수받았습니다. 부재자신고서 한 장을 작성하고 여기에다 여권복사본을 첨부한 것으로 국외부재자 신고가 간단하게 끝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본인이 직접 신분증 원본을 지참하고 공관을 찾아가 유권자 등록을 하는 것보다는 훨씬 간단한 과정이었습니다. 이것은 일종의 순회영사와 비슷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필리핀 대사관 선거담당 신민 영사가 한인들의 연말파티 현장까지 직접 찾아와 유권자 등록 홍보도 하고 직접 현장에서 유권자등록을 받았습니다. 선거담당 영사의 적극적인 유권자 등록 운동에 감동을 먹었습니다. 필리핀 전체 한인 인구는 10만명이 넘지만 마닐라 시내에 위치한 한국대사관 인근에 약 3만여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선거담당 영사의 이같은 적극적인 활동을 감안해 보면 앞으로 두 달 넘게 남은 기간 동안 상당한 한인들이 유권자 등록을 마칠 것으로 예측됩니다. 필리핀 지역은 3만명 정도를 선거참여 예상인원으로 잡아 놓고 있었습니다.
한인회관 2층 입구에 재외국민선거를 알리는 대형포스터가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사무실 안에는 3명의 한인이 국외부재자 신고서를 작성해 한인회 사무국에 맡기는 장면을 직접 볼 수가 있었습니다. 한인회 사무국에서는 한인회에서 접수 받아놓은 신고서를 별도로 대사관 선관위에 단체 대리접수한다고 했습니다. 말레시아 한인회의 적극적인 선거 참여 홍보 캠페인 역시 재외국민선거의 결과를 밝게해주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으로 보였습니다. 말레시아 대사관 선거관리위원으로 활동 중인 현지동포 박옥기 위원을 만나서 말레시아 분위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5명으로 구성된 말레시아 대사관 선관위는 한인들의 선거참여율을 높게 하는데 온갖 아이디어를 다 짜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26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만난 한인들도 말레시아와 비슷한 견해를 보였습니다. 한국에서 자동차 부품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는 송광종 사장의 의견입니다.
한인단체들의 골프대회에서도 재외선거 참여 문제가 중요이슈로 등장하고 있다면서 연말을 앞두고 각 단체들의 연말 파티행사를 거치면서 유권자 등록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될 것 같다고 예측했습니다. 특히 중앙선관위가 매일 전세계 공관별 국가별 유권자 등록 통계를 공개할 것이기 때문에 지역별 국가별로 선의의 경쟁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27일 오토바이 도시 베트남 호치민 공항 인근 한인타운에서 만난 호치민 총영사관 선관위 박기일 선관위원은 가방 속에 국외부재자 신고서를 한뭉치 가지고 있었습니다. 호치민에서 만나는 한인들에게 신고서 양식을 직접 배부하기도 하고 직접 접수를 받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호치민 한국국제학교 초창기 부터 학교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박기일 선관위원은 재외국민 선거는 특정정당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재외한인사회를 위해서 존재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호치민 한국국제학교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예산지원을 대폭 늘리게 할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유권자 등록을 많이 하고 투표 참여율이 높은 곳에 정부의 예산 배정이 우선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호치민 한인 2세들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서 유권자 등록을 많이 받아야 한다는 논리였습니다. 실제로 호치민 총영사관에 접수된 유권자 등록수가 전세계 공관 중에서 26일 현재 가장 많다고 귀뜸해주기도 했습니다.
이 수치는 지난 7월 중앙선관위가 외교통상부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한 전 세계 19세 이상 재외국민 유권자 279만6,003명 대비 불과 0.3%에 해당하는 것으로 극히 낮은 수준인 셈입니다. 그러나 동남아 4개국에서 만난 재외국민선거관리위원이나 한인 단체장들의 재외선거 전망는 결코 절망스럽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베트남에서 만난 한 단체장은 오는 12월 17일 베트남 호치민 한인회장 선거일이 지나면 호치민 유권자수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4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는 한인회장 선거 열기가 재외국민선거 유권자등록 열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인회장을 선출하는 투표를 위해 한인회관으로 나오면서 현장에서 국외부재자신고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동남아 4개국을 방문하면서 재외국민선거 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 선관위 뿐 만 아니라 한인회를 비롯한 한인단체의 자발적인 캠페인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정 정당을 위해 재외국민 선거 참여율을 높히는 것이 아니라 재외동포사회를 위해 선거참여율이 높아야 한다는 논리가 맞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정광일 / 세계한인민주회의 사무총장 <저작권자 ⓒ okminjo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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